*감독 마이클 윈터바텀
*출연 키에런 오브라이언(맷), 마고 스틸리(리사)
*개봉 2004 영국, 71분
이른바 '무삭'(무삭제영화)은 영화의 질을 떠나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. 흔히 무삭 운명에 처하는 건 '성性(섹스)'과 '폭력' 등 현 시대 도덕적 규범에 넘쳐나는 내용들이 전부라 해도 과언 아니다. 7,80년대 '무삭'에 열중했던 세대이고 보면, 한층 자유로워진 검열이 반갑기는 하다. 그래도 '예술이냐, 포르노냐'는 논란은 여전한 것 같다. 영원한 숙제다.
'나인송즈(9 Songs)' 역시 예외 아니다. 이 영화, 영국내에서도 노골적인 장면 때문에 적잖은 논란이 됐단다. 2005년, '그 너그러운' 칸 영화제에서 공개돼 포르노 논란에 휩싸였다니 말 다했다. 논란의 중심에 선 감독이 단순 이슈메이커냐? 것도 아닌 듯. 마이클 윈터바텀이란 낯선 이 감독, 2004년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를 다룬 '인 디스 월드'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도 수상했단다.
음~ 영화 줄거리 정말 대단한 거 없다. 제목 대로 9개의 록 버전 공연이 현장에서 이뤄지고, 그 중간중간 섹스가 간극을 메운다. 록 공연과 섹스의 교차 편집으로만 71분을 메꾼다. 미국에서 1년 영국으로 온 교환학생 리사(마고 스틸리. 극중 21살로 나온다)와 남극 탐험을 떠나기로 돼 있는 영국남 맷(키에런 오브라이언). 영국 유명 공연장 '브릭스톤 아카데미'에서 첨 만난 두 사람은 맷의 집에서 9개 노래보다 많은 횟수 섹스를 탐닉하듯 즐긴다.
논란은 이러한 정사가 실제라는 것. 그리고 남녀 성기를 확대해 보여주는 것은 다반사이며, 자위에 더해 마약까지 두 사람은 저지르듯 자유롭다. 그리고? 뭐 더 없다. 1년이 다 돼 여자는 미국으로 떠나고 남자는 남극 하늘에서 과거를 회상한다.(결국 영화는 여자를 떠나보낸 남자의 회상이다)
나도 그렇다. 무슨 의도로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.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 데 감독이 싫증을 느꼈던 것일까. '의도 없음'이 의도일까. 록을 모르는 입장에서 유명 밴드라지만 9개 노래 모두 모르고(^^;), 둘의 정사도 어느 하나 비릿하지 않은 게 없다. 이 둘, 정말 사랑은 했을까? 떠난 여자, 약속대로 다시 오기는 할까.
어른영화다. 어른, 함 봐도 좋겠지만, 두번 보고 싶진 않다. 남자도, 여자도 도무지 매력 없다. 여자 주인공, 모델이라는데, 몸매, 모델 답다. "남자 같애" 벗은 몸 바라보며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. 남자 같은 가슴이라니...그래도 첫 영화, 파격적인 출연을 감내한 게 용기라면 용기다.
덧말: 영화에 등장하는 9개 노래들 영화 보는 내내 다 적긴 했는데, 별로 옮기고 싶지 않다. 단, 왁자한 삽입곡 가운데 유일하게 정돈된 피아노 연주 하나. 영화 막바지,(실제 삽입섹스가 처음 노골적 묘사되는 씬 직전) 마이클 나이먼의 피아노 연주가 그것이다.(이 장면 멋있는데...사진을 못구하겠다)
아래, 유투브 '9 Songs - Michael Nyman segment'
역시 모든 건, 직유보다 은유다.